사진이 늘지 않는 10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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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대 댓글 5건 조회 10,422회 작성일 12-11-13 07:55본문
1. 메뉴얼을 무시하는 그대.
카메라를 사면 제일 먼저 해야할 일! 매뉴얼 3번 정독. 하지만 매뉴얼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읽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매뉴얼은 내 카메라의 성능과 기능을 파악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작업입니다. 내 카메라가 어떻게 생겨 먹은 녀석인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좋은 사진을 찍겠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측광은 어떻게 하는지, 노출 고정은 또 어떻게 하는지, 메뉴얼만 읽으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괜히 두꺼운 사진책 들고 고생하지 마시고 매뉴얼 열심히 읽으세요. 메뉴얼을 100% 이해할 수 있다면, 당신의 사진은 지금보다 10배 쯤 좋아질 겁니다.
2. 1:1 바디가 없어서 불만인 그대.
1:1 바디만 있으면 누구보다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다던 친구 녀석에서 제 5D를 빌려 준 적이 있습니다. 한 일주일 열심히 사진을 찍더니 다시 실망한 얼굴로 제게 찾아와 렌즈를 빌려 달라더군요. L렌즈가 아니라서 사진이 잘 안 나오는 것 같다며 제 렌즈까지 깡그리 빌려 갔습니다. 그 친구의 사진. 미안하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은 그대로인데 카메라와 렌즈를 바꾸었다고 사진이 좋아질리 있겠습니까? 1:1 바디가 주는 약간의 편의성과 고급스러운 화질, 화각의 이점은 사진 전체로 보면 100분의 1도 안 됩니다. 그런 논리라면 똑딱이 카메라는 좋은 사진을 절대 찍을 수 없을테지요. 괜한 장비탓 마시고, 사진을 보는 눈, 세상을 보는 시선을 기르세요. 장비병 환자 치고 사진 제대로 찍는 사람 못 봤습니다.
3. 아웃포커스에 환장하는 그대.
아웃포커스 효과가 클 수록 좋은 사진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뒷배경이 팍팍 뭉개진 사진을 보면 왠지 고급스러워보이기 때문이겠지요. DSLR 카메라를 사는 가장 큰 이유도 아마 아웃포커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웃포커스 만큼 사진을 저렴하게 만드는 기술도 없습니다. 정확한 시점에,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지 않는다면, 아웃포커스는 독입니다. 심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아웃포커스는 백해무익합니다. 왜 아웃포커싱을 했는지 스스로 대답할 수 없다면, 그 사진은 의미 없는 사진일 뿐입니다.
조리개를 1.8로 개방해서 만든 아웃포커스 효과와 1.4로 개방해서 만든 아웃포커스 효과를 도대체 어떻게 구분한단 말입니까? 미묘한 느낌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게 사진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는 결코 없습니다. 50mm 1.8과 50mm 1.4 렌즈의 차이는 아웃포커스가 더 되고 덜 되고가 아니라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셔터 스피드를 얼마나 더 확보할 수 있느냐의 차이입니다. 2.0으로 뭉개나 1.4로 뭉개나 사진의 의미는 결코 달라지지 않습니다.
4. 유명 출사지에 목메는 그대.
사진 찍을 시간이 없다고 투덜대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고 싶어 죽겠는데 도무지 시간이 없다는 겁니다. 카메라를 늘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히 사진을 찍어 보라고 조언했습니다. 출퇴근 풍경도 좋고 점심 떄 먹은 음식 사진도 좋으니 많이 찍어 보라 했습니다. 답변은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주변에는 찍을 게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순천만과 광안대교, 고창 청보리밭과 같은 유명 출사지들을 줄줄 읊어 댔습니다. 그런 곳에 가야만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입니다.
사진은 어느 곳에서나 찍을 수 있습니다. 유명 출사지에 가봐야 찍을 수 있는 사진은 뻔합니다. 그 장소를 수십 번, 수백 번 다녀온 베테랑이 아니라면 남들과 똑같은 사진을 찍어올 확률 120%입니다. 초보 사진가라면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물론 사진을 처음 배우는 단계에서는 그런 과정도 필요합니다. 좋은 사진을 열심히 따라해보는 것만큼 좋은 공부법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 이상의 단계로 올라서려면 남들 다 가는 유명 출사지보다는 우리 동네 뒷골목이 만 배 천배 낫습니다. 주변에서 대상을 찾고 의미를 발견하는 훈련이 쌓이면 이 세상 어디를 가도 멋진 사진을 찍어 낼 수 있습니다.
5. 역광을 포기하는 그대.
사진은 빛의 예술입니다. 빛을 얼마나 잘 가공하느냐에 다라 사진의 성패가 좌우됩니다. 하지만 빛을 볼 수 있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역광이나 사광과 같은 평소와 다른 빛을 초보 사진가가 발견하고 사진에 녹여 내는 건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 빛을 이용한 사진을 많이 보고 따라해보는 수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빛의 질감과 색감, 농담을 조금씩 느끼게 되면 저절로 그런 빛을 찾아 움직이게 됩니다. 해가 뜨는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지는 늦은 오후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지요. 시작은 역광입니다. 해를 향해 과감하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역광의 빛을 이미지센서에 그려보세요. 시간에 따라 변하는 역광의 느낌을 좇다보면 자유 자재로 빛을 만질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겁니다.
6. 구도라면 삼등분할 밖에 모르는 그대.
사진의 7할은 구도입니다. 그래서 구도만 잘 잡아도 멋진 사진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 구도는 다양한 시도에서 나옵니다. 가장 편안하고 안정적인 삼등분할을 기본으로 하되, 삼등분할을 벗어나는 창의적인 구도를 늘 고민해야 합니다.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마음에 드는 장면이 눈 앞에 나타났을 때 가로와 세로, 로우앵글과 하이앵글, 광각과 망원 등 다양한 구도로 수십 장의 사진을 찍습니다. 그런 노력 속에서 구도를 보는 눈이 생기고 자신만의 구도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디지털 카메라 좋은 게 뭡니까? 원 없이 찍고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7. 충분히 기다리지 않는 그대.
원하는 장면이 완성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야 합니다. 사진은 기다림과 인내의 예술입니다. 사진의 모든 요소들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결정적인 순간을 찾아내는 것이 결국은 사진을 잘 찍는 길입니다. 조바심은 금물입니다. 오늘 안 되면 내일, 내일 안 되면 모레. 될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려 셔터를 눌러야 합니다. 한 장소에 수십 번, 수백 번씩 촬영을 나가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똑같은 장소라도 더 좋은 타이밍, 더 멋진 장면을 붙잡기 위한 끝없는 노력입니다. 자신만의 주제를 하나쯤 가져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 주제가 완성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면 사진 실력은 어느새 훌쩍 성장해 있을 겁니다.
8. 무보정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그대.
'Resize Only'라는 말이 유행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내 사진은 보정을 안 했다는 일종의 자랑이자 자존심이었습니다. 디지털 사진의 개념을 잘 못 이해한 한 편의 블랙 코미디였지요. 디지털 사진은 원본의 개념이 모호합니다. 메모리에 저장된 사진은 이미 카메라 제조 회사가 만들어 둔 이미지 보정 프로그램을 거친 사진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무보정 사진은 RAW파일 뿐입니다. 하지만 RAW파일도 컨버팅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사진이 되기 때문에 이 역시 원본이라 하기는 힘듭니다. 필름을 현상소에 맡겨 놓고는 무보정 사진이라고 얘기하는 꼴입니다.
후보정 역시 사진을 만드는 과정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미지센서에 기록해서 메모리에 저장한다고 사진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작가는 후보정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더욱 또렷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필름 작업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디지털 후보정은 후보정도 아닙니다.현상액의 양이나 사용 시간, 노광 거리와 시간 등에 따라 같은 필름도 천차만별의 사진으로 변합니다. 그런 복잡한 아날로그적 방법을 디지털로 바꾼 것이 포토샵과 같은 사진 보정 프로그램입니다. 후보정을 하지 않았다는 건, 사진을 완벽하게 찍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작가가 사진에 신경을 덜 썼다는 의미로 해석하시는 게 옳습니다. 무보정은 자랑이 아닙니다.
9. 맑은 날에만 사진을 찍는 그대.
맑고 쨍한 날에만 카메라를 드는 분, 혹시 당신은 아닌가요? 푸른 하늘에 뭉게 구름이 둥실둥실 떠 있는 기분 좋은 날에는 화사하고 청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뿐입니다. 비가 오거나 안개가 낀 날이 맑은 날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구름이 잔뜩 낀 날,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눈보라가 거센 날은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장면을 포착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남들과 다른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면 악천우를 즐겨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단, 방수 대비를 철저히 해야겠지요.
10. 내사진 리뷰도 안하는 그대.
열심히 사진을 찍어 놓고는 컴퓨터에 옮기지도 않고 카메라를 가방에 넣는 분들, 숱하게 봤습니다. 수백 장, 수천 장 찍으면 뭐합니까? 찍어 온 사진을 펼쳐 놓고 무엇이 잘 됐는지, 무엇지 잘 못 됐는지 따져보지 않는다면 사진 실력은 절대 늘지 않습니다. 후보정을 하는 분들이라면 보정 작업을 하기 위해서라도 리뷰를 해 볼테지만, 후보정을 하지 않는 분들은 메모리에 몇 달 전, 심지어 1~2년 전 사진까지 넣어 놓고 계속해서 사진을 쌓아갑니다. 그러다 메모리가 꽉 차면 그냥 지워버리는 불상사도 가끔 생기지요.
사진을 잘 찍기 위한 가장 중요한 미션은, 철저한 사진 리뷰입니다.내 사진을 꼼꼼히 분석하고 해부해서 장단점을 파악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진 실력은 늘 그자리를 멤돌 수밖에 없습니다. 똑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면서도 무엇이 잘 못 됐는지 모르고 몇 년을 지나다보면 그 패턴이 굳어져서 사진 실력은 영원히 제자리걸음을 할 지도 모릅니다. 귀찮고 힘들더라도, 사진 리뷰는 꼭 하세요. 다 보기 힘들 만큼 많은 사진을 찍었더라도 무조건 다 봐야 합니다. 주변에 사진선생으로 삼을 만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사진을 죄다 보여주고 조언을 얻으세요. 생각지도 못 했던 잘 못을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부끄러움은 잠시, 일취월장하는 사진실력에 깜짝 놀라실 겁니다.
카메라를 사면 제일 먼저 해야할 일! 매뉴얼 3번 정독. 하지만 매뉴얼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읽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매뉴얼은 내 카메라의 성능과 기능을 파악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작업입니다. 내 카메라가 어떻게 생겨 먹은 녀석인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좋은 사진을 찍겠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측광은 어떻게 하는지, 노출 고정은 또 어떻게 하는지, 메뉴얼만 읽으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괜히 두꺼운 사진책 들고 고생하지 마시고 매뉴얼 열심히 읽으세요. 메뉴얼을 100% 이해할 수 있다면, 당신의 사진은 지금보다 10배 쯤 좋아질 겁니다.
2. 1:1 바디가 없어서 불만인 그대.
1:1 바디만 있으면 누구보다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다던 친구 녀석에서 제 5D를 빌려 준 적이 있습니다. 한 일주일 열심히 사진을 찍더니 다시 실망한 얼굴로 제게 찾아와 렌즈를 빌려 달라더군요. L렌즈가 아니라서 사진이 잘 안 나오는 것 같다며 제 렌즈까지 깡그리 빌려 갔습니다. 그 친구의 사진. 미안하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은 그대로인데 카메라와 렌즈를 바꾸었다고 사진이 좋아질리 있겠습니까? 1:1 바디가 주는 약간의 편의성과 고급스러운 화질, 화각의 이점은 사진 전체로 보면 100분의 1도 안 됩니다. 그런 논리라면 똑딱이 카메라는 좋은 사진을 절대 찍을 수 없을테지요. 괜한 장비탓 마시고, 사진을 보는 눈, 세상을 보는 시선을 기르세요. 장비병 환자 치고 사진 제대로 찍는 사람 못 봤습니다.
3. 아웃포커스에 환장하는 그대.
아웃포커스 효과가 클 수록 좋은 사진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뒷배경이 팍팍 뭉개진 사진을 보면 왠지 고급스러워보이기 때문이겠지요. DSLR 카메라를 사는 가장 큰 이유도 아마 아웃포커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웃포커스 만큼 사진을 저렴하게 만드는 기술도 없습니다. 정확한 시점에,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지 않는다면, 아웃포커스는 독입니다. 심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아웃포커스는 백해무익합니다. 왜 아웃포커싱을 했는지 스스로 대답할 수 없다면, 그 사진은 의미 없는 사진일 뿐입니다.
조리개를 1.8로 개방해서 만든 아웃포커스 효과와 1.4로 개방해서 만든 아웃포커스 효과를 도대체 어떻게 구분한단 말입니까? 미묘한 느낌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게 사진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는 결코 없습니다. 50mm 1.8과 50mm 1.4 렌즈의 차이는 아웃포커스가 더 되고 덜 되고가 아니라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셔터 스피드를 얼마나 더 확보할 수 있느냐의 차이입니다. 2.0으로 뭉개나 1.4로 뭉개나 사진의 의미는 결코 달라지지 않습니다.
4. 유명 출사지에 목메는 그대.
사진 찍을 시간이 없다고 투덜대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고 싶어 죽겠는데 도무지 시간이 없다는 겁니다. 카메라를 늘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히 사진을 찍어 보라고 조언했습니다. 출퇴근 풍경도 좋고 점심 떄 먹은 음식 사진도 좋으니 많이 찍어 보라 했습니다. 답변은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주변에는 찍을 게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순천만과 광안대교, 고창 청보리밭과 같은 유명 출사지들을 줄줄 읊어 댔습니다. 그런 곳에 가야만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입니다.
사진은 어느 곳에서나 찍을 수 있습니다. 유명 출사지에 가봐야 찍을 수 있는 사진은 뻔합니다. 그 장소를 수십 번, 수백 번 다녀온 베테랑이 아니라면 남들과 똑같은 사진을 찍어올 확률 120%입니다. 초보 사진가라면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물론 사진을 처음 배우는 단계에서는 그런 과정도 필요합니다. 좋은 사진을 열심히 따라해보는 것만큼 좋은 공부법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 이상의 단계로 올라서려면 남들 다 가는 유명 출사지보다는 우리 동네 뒷골목이 만 배 천배 낫습니다. 주변에서 대상을 찾고 의미를 발견하는 훈련이 쌓이면 이 세상 어디를 가도 멋진 사진을 찍어 낼 수 있습니다.
5. 역광을 포기하는 그대.
사진은 빛의 예술입니다. 빛을 얼마나 잘 가공하느냐에 다라 사진의 성패가 좌우됩니다. 하지만 빛을 볼 수 있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역광이나 사광과 같은 평소와 다른 빛을 초보 사진가가 발견하고 사진에 녹여 내는 건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 빛을 이용한 사진을 많이 보고 따라해보는 수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빛의 질감과 색감, 농담을 조금씩 느끼게 되면 저절로 그런 빛을 찾아 움직이게 됩니다. 해가 뜨는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지는 늦은 오후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지요. 시작은 역광입니다. 해를 향해 과감하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역광의 빛을 이미지센서에 그려보세요. 시간에 따라 변하는 역광의 느낌을 좇다보면 자유 자재로 빛을 만질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겁니다.
6. 구도라면 삼등분할 밖에 모르는 그대.
사진의 7할은 구도입니다. 그래서 구도만 잘 잡아도 멋진 사진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 구도는 다양한 시도에서 나옵니다. 가장 편안하고 안정적인 삼등분할을 기본으로 하되, 삼등분할을 벗어나는 창의적인 구도를 늘 고민해야 합니다.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마음에 드는 장면이 눈 앞에 나타났을 때 가로와 세로, 로우앵글과 하이앵글, 광각과 망원 등 다양한 구도로 수십 장의 사진을 찍습니다. 그런 노력 속에서 구도를 보는 눈이 생기고 자신만의 구도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디지털 카메라 좋은 게 뭡니까? 원 없이 찍고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7. 충분히 기다리지 않는 그대.
원하는 장면이 완성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야 합니다. 사진은 기다림과 인내의 예술입니다. 사진의 모든 요소들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결정적인 순간을 찾아내는 것이 결국은 사진을 잘 찍는 길입니다. 조바심은 금물입니다. 오늘 안 되면 내일, 내일 안 되면 모레. 될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려 셔터를 눌러야 합니다. 한 장소에 수십 번, 수백 번씩 촬영을 나가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똑같은 장소라도 더 좋은 타이밍, 더 멋진 장면을 붙잡기 위한 끝없는 노력입니다. 자신만의 주제를 하나쯤 가져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 주제가 완성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면 사진 실력은 어느새 훌쩍 성장해 있을 겁니다.
8. 무보정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그대.
'Resize Only'라는 말이 유행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내 사진은 보정을 안 했다는 일종의 자랑이자 자존심이었습니다. 디지털 사진의 개념을 잘 못 이해한 한 편의 블랙 코미디였지요. 디지털 사진은 원본의 개념이 모호합니다. 메모리에 저장된 사진은 이미 카메라 제조 회사가 만들어 둔 이미지 보정 프로그램을 거친 사진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무보정 사진은 RAW파일 뿐입니다. 하지만 RAW파일도 컨버팅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사진이 되기 때문에 이 역시 원본이라 하기는 힘듭니다. 필름을 현상소에 맡겨 놓고는 무보정 사진이라고 얘기하는 꼴입니다.
후보정 역시 사진을 만드는 과정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미지센서에 기록해서 메모리에 저장한다고 사진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작가는 후보정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더욱 또렷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필름 작업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디지털 후보정은 후보정도 아닙니다.현상액의 양이나 사용 시간, 노광 거리와 시간 등에 따라 같은 필름도 천차만별의 사진으로 변합니다. 그런 복잡한 아날로그적 방법을 디지털로 바꾼 것이 포토샵과 같은 사진 보정 프로그램입니다. 후보정을 하지 않았다는 건, 사진을 완벽하게 찍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작가가 사진에 신경을 덜 썼다는 의미로 해석하시는 게 옳습니다. 무보정은 자랑이 아닙니다.
9. 맑은 날에만 사진을 찍는 그대.
맑고 쨍한 날에만 카메라를 드는 분, 혹시 당신은 아닌가요? 푸른 하늘에 뭉게 구름이 둥실둥실 떠 있는 기분 좋은 날에는 화사하고 청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뿐입니다. 비가 오거나 안개가 낀 날이 맑은 날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구름이 잔뜩 낀 날,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눈보라가 거센 날은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장면을 포착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남들과 다른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면 악천우를 즐겨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단, 방수 대비를 철저히 해야겠지요.
10. 내사진 리뷰도 안하는 그대.
열심히 사진을 찍어 놓고는 컴퓨터에 옮기지도 않고 카메라를 가방에 넣는 분들, 숱하게 봤습니다. 수백 장, 수천 장 찍으면 뭐합니까? 찍어 온 사진을 펼쳐 놓고 무엇이 잘 됐는지, 무엇지 잘 못 됐는지 따져보지 않는다면 사진 실력은 절대 늘지 않습니다. 후보정을 하는 분들이라면 보정 작업을 하기 위해서라도 리뷰를 해 볼테지만, 후보정을 하지 않는 분들은 메모리에 몇 달 전, 심지어 1~2년 전 사진까지 넣어 놓고 계속해서 사진을 쌓아갑니다. 그러다 메모리가 꽉 차면 그냥 지워버리는 불상사도 가끔 생기지요.
사진을 잘 찍기 위한 가장 중요한 미션은, 철저한 사진 리뷰입니다.내 사진을 꼼꼼히 분석하고 해부해서 장단점을 파악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진 실력은 늘 그자리를 멤돌 수밖에 없습니다. 똑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면서도 무엇이 잘 못 됐는지 모르고 몇 년을 지나다보면 그 패턴이 굳어져서 사진 실력은 영원히 제자리걸음을 할 지도 모릅니다. 귀찮고 힘들더라도, 사진 리뷰는 꼭 하세요. 다 보기 힘들 만큼 많은 사진을 찍었더라도 무조건 다 봐야 합니다. 주변에 사진선생으로 삼을 만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사진을 죄다 보여주고 조언을 얻으세요. 생각지도 못 했던 잘 못을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부끄러움은 잠시, 일취월장하는 사진실력에 깜짝 놀라실 겁니다.